산성 막걸리가 있는 '금정산'에 가고 싶다.

 

 부산의 산이라고 하면 누구라도 금정산을 먼저 떠올  릴 것이다. 부산에는 많은 산이 있는데 왜 하필이면  금정산일까? 제일 높아서일까? 아니면 제일 넓고 큰  산이어서 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이유는 아닌  것 같고 아마도 가장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이라 그럴  것이다.그리고 그 어느 산보다 많은 볼거리와 먹거리  를 가지고 있는 산이라 그럴 것이다.

 금정산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동래산성이다. 금정산에 있다 하여 금
정산성이라고도 불리우는 동래산성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산성으로 길이가 17㎞,
면적이 8.2㎢에 이른다. 사적 제 215호로 지정되어 있고 신라때부터 축성되었다는 설이 있을
만큼 그 역사가 오래되었다. 임진왜란 후 일본의 재침입을 대비하여 숙종 29년에 다시 쌓기
시작하였고, 1860년에 현재의 규모로 개축되었다고 전해진다. 동, 서, 남, 북의 성문 4개가
아직도 건재하게 등산객을 맞이하고 있고 제 1, 2, 3, 4망루가 있다. 산성이 펼쳐진 길을 따
라 능선을 타다 보면 부산의 왠만한 곳은 다 눈으로 조망할 수 있어 왜 여기에 산성을 세웠
는지 이해가 간다.

그리고 금정산에는 금정산과 범어사의 이름을 결정해 준 금샘이 있다. 금샘은 금정산의 주
봉인 고당봉 아래에 있는데, '동국여지승람'의 '동래현 산천조'에 보면 "금정산은 동래현 북쪽 20리에 있는데 산정에 돌이 있어 높이가 3장(丈) 가량이다. 그 위에 샘이 있는데 둘레가 10여척이고 깊이가 7촌(寸) 가량으로 물이 늘 차 있어 가뭄에도 마르지 않으며 색이 황금과 같다. 금어(金魚)가 5색 구름을 타고 하늘로부터 내려와 그 샘에서 놀았으므로 산 이름을 금
정산이라 하고 그 산아래 절을 범어사(梵漁寺)라 이름했다"라는 기록이 있는데 이런 기록으
로 보아도 금정산은 예로부터 명산으로 대접받은 것 같다.

금정산은 산이 넓고 큰 만큼 등산로도 많이 나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 몇 가지만 소개하
자면 먼저 일반인들이 가장 쉽게 많이 다니는 코스로 산성버스로 동문에 하차하여 동문→북
문→범어사 코스가 있다. 몸이 많이 뚱뚱한 나로서는 개인적으로 이 코스가 가장 마음에 든
다. 그 외에도 만덕→석불사→남문→북문→고당봉→마애여래입상→양산 호포의 종주 코스와
양산 사송리 동아대부속농장이 있는 곳에서 은동굴을 지나 고당봉으로 올라오는 코스도 있
다. 또한 금정산은 동래 식물원과 산성마을 북구 화명동을 있는 도로가 뚫려 있고 금강공원
에서 케이블카로 남문 부락 근처까지 오를 수 있어 등산을 하기 불편한 사람들도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산이 바로 금정산이다. 하지만 이런 부담 없음이 오히려 악영향을 끼친 면이
없지 않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금정산을 찾다 보니 등산로가 나 있는 곳은 흙이 모두 패여
나무들의 뿌리가 드러나 고사하기 직전이고 곳곳에 쓰레기들이 널려 있어 오가는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요즘은 그래도 시민의식이 많이 나아져 예전보다는 덜 하기는 하지
만 휴일이면 너무 많은 사람들이 금정산을 찾는 탓에 산이 이만 저만 몸살을 앓게 있는 게
아니다.

금정산하면 빼 놓을 수 없는 게 하나 있다. 전국적으로 알려진 산성 막걸리가 바로 그것이
다. 금정산 등산 후 산성마을에서 먹는 막걸리는 일상의 피로를 씻어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산성마을은 예로부터 물맛이 좋기로 유명하고 이런 물로 막걸리를 만드니 어찌 맛이
없을 수가 있으랴? 하지만 요즘은 산성마을도 예전의 고즈넉함은 잊어버린 채 장사속에 너
무 찌들어 있어 막걸리 맛도 예전만 못하다. 심지어 막걸리에 물을 타는 집도 많다고 하니
단골집이 아니면 안심하고 막걸리 먹기도 힘든 세상이 되었다. 등산으로 금정산의 정기를
마시고 마른 목을 산성 막걸리로 축이던 여유로움은 멀리 한 채 요즈음의 세태는 산성마을
곳곳에 들어선 음식점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노래방 기기 소리가 예전의 여유로움을 대신
하고 있어 안타까울 때가 많다.

언제나 어머님의 품과 같은 푸근함으로 부산을 감싸고 있는 금정산, 이런 금정산의 정겨움
을 우리의 후대에도 그대로 맛보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어떤 자세로 산을 찾아야 할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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