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이번에는 부산 이야기가 아니다. 부산을 조금 떠나 부산사람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통도사를 둘러보고자 한다. 부산 사람 치고 통도사를 안 가본 사람이 몇이나 될까. 모처럼의 휴일이면 가족들끼리 아니면 연인들끼리, 그것도 아니면 친구들끼리 정답게 모여 통도사를 찾은 기억을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을 것이다. 경부고속도로 변에 있어 부산에서 약 40분 정도이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어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다. 더구나 요즘은 근처에 대형 놀이공원도 있어 더욱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오히려 놀이공원만 가고 통도사는 가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는 예기도 있다.) 이처럼 통도사는 우리 부산 사람들에겐 아주 친근한 사찰임과 동시에 편안한 휴식처로 자리잡고 있다.

그럼 통도사를 본격적으로 둘러보고자 한다.

통도사는 신라 선덕여왕 15년(646)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전해진다. 통도사하면 가장 많이 들리는 예기가 불보(佛寶)사찰이라는 별칭이다. 우리나라에는 삼보(三寶) 사찰이 있는데 합천 해인사는 팔만대장경을 봉안하고 있어 법보(法寶)사찰로 불리고, 순천 송광사는 열여섯명의 국사를 배출했다고 하여 승보(僧寶)사찰로 이름이 나있으며, 양산의 통도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가사를 봉안하고 있다하여 불보(佛寶)사찰로 불리는데, 이는 불교의 요체인 불, 법, 승의 삼보가 각 사찰마다 한 부분씩 강조된 것이다. 통도사는 삼보가운데 가장 으뜸인 불보를 간직하고 있어 그 의미가 크다 하겠다.

통도사에 봉안된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가사는 금강계단에 봉안되어 있는데 이 때문에 통도사의 대웅전에는 불상이 없기로 유명하다. 부처님의 보물이 있는데 굳이 부처님의 형상을 둘 필요가 없다는 뜻일 게다.

통도사는 사찰 규모만큼 많은 보물을 보유하고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금강계단을 비롯, 대웅전(보물144호), 봉발탑(보물 471호), 은입사동제향로(보물 334호) 등과 함께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의 많은 불화와 유물 등이 있다. 단지 이런 유물들을 자세히 보려면 성보박물관을 들러야 하는데 여기서 또 입장료를 내야 하므로 기분은 좀 씁쓸하지만 많은 보물들을 보고 나면 돈은 아깝지 않다.

이런 보물들만큼이나 부산시민들의(특히 불교 신자가 아닌) 사랑을 받는 것은, 아니 오히려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 바로 사찰로 들어가는 진입로의 가에 빽빽이 들어서는 있는 노송림과 계곡일 것이다.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차량을 이용하여 경내의 주차장까지 일사천리로 진입하는 바람에 그 정취를 많이 잃어 버렸지만 예전에는 매표소에서부터 경내까지 이어져있는 노송림 길을 걷고 있노라면 세상 모든 시름을 다 잊어버리기에 충분하였다. 자기 차가 있더라도 매표소 밖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이 길을 한번 걸어 보는 것이 통도사를 제대로 느끼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얼마전 통도사를 방문하였을 때 새로 지어진 전시관을 둘러보았다. 우리나라 불교계의 큰 스님이자 통도사의 방장이었던 월하 종정이 남긴 유품을 전시하는 곳이었는데 이곳을 둘러보고는 왠지 기분이 씁쓸해 졌다. 그곳에 전시된 유품이 보잘 것 없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 유품들의 엄청난 양과 화려함에 기가 질려서였다. 아무것도 모르는 소인배의 눈으로 어찌 큰스님의 뜻을 알랴 마는 내가 아는 불교에서는 아무것도 가지지 말라 했거늘 어찌 저리 많은 보배들을 가지고 계셨는지. 유품을 보면서 큰스님에 대한 존경보다는 큰스님의 권위에 위축되는 일반 백성의 비애가 더 커지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1999년에 있었던 조계종 종단과 월하 종정을 중심으로 한 정화회의 간의 갈등이 겹쳐지며 더욱 마음이 무거워졌다.

통도사가 지금보다 더 많은 사부대중들을 푸근하게 감싸줄 수 있는 편안한 보금자리가 되기를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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