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냄새 가득한 보수동 책방 골목

요즘은 워낙 인터넷이 발달해 있다보니 예전에 비해 책을 많이 접하지 못하는 것이 모두다 거의 비슷한 사정일 게다. 그래도 옛날에는 간단한 글 한 줄 쓰려고 해도 꼭 책을 찾아 볼 수밖에 없었는데 이젠 책보다는 컴퓨터를 먼저 켜는 실정이다.

하지만 책은 PC가 전달해주지 못하는 묘한 감동과 정겨움을 가진 정보매체이다. 그리고 또한 책만이 가지는 여러 가지 잇점 때문에 요즘은 오히려 책을 읽자는 운동이 활발히 전개될 정도이다.

'책'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거리가 있다. 필자의 나이 또래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은 꼭 가보았을 거리, 바로 '보수동 책방 골목'이다. 새학기가 되면 서점에서 참고서를 구입하기보다는 돈을 좀 더 남기는 재미로 보수동까지 가서 헌 참고서 중에서 개중 깨끗한 것을 찾느라고 헤매 다녔던 기억을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보수동 책방골목은 국제시장 입구 대청로 사거리 건너 보수동쪽으로 난 사선 방향의 좁은 골목길에 집결된 책방을 말하는데, 8.15광복 직후, 오늘날의 국제시장이 태평양전쟁으로 주택가가 철거되어 빈터로 놓여 있을 때 일본인이 남기고 간 책을 난전을 벌여 팔았는데, 그 장소가 개인소유가 되자, 보수동 앞길로 책장사들이 한 두 사람 자리를 옮겨 앉게 되면서부터 오늘의 골목이 형성되는 바탕이 되었다.

미군 병사들이 읽다만 헌 잡지와 책, 그리고 학생들이 보다만 헌 참고서가 모여들었다. 한편, 6.25전쟁으로 임시수도가 되었을 때는 피난민이 가져온 귀중한 책을 생활을 위해 팔고, 피난 온 학교 교수들과 학생들이 필요에 의해 사들이는 수요와 공급이 늘어나자 본격적인 가건물이 서게 되어 헌 책방 골목이 형성되었다. 한때는 개인이 가진 헌 책들이 이 헌 책방 골목에 모여들어 진귀본이 나오면서 헌 책방의 가건물은 보다 더 늘어났다.

당시에는 약 70채가 되는 책방으로 중ㆍ고등학교 학생과 대학생들이 많이 찾아 들어 학생들이 요구하는 헌책이 사들여지고 팔려가곤 하였다. 60년대 초 출판문화가 거의 자리를 잡지 못했을 때는 학생과 지식인들이 자신의 헌책을 내다 팔고 다시 남들이 보던 헌책을 되 사오거나 헌 잡지를 구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생겨난 보수동 헌 책방골목은 지금까지 전국에 몇 안 되는 유명한 책방골목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금은 정보화의 홍수와 새것을 찾는 사회분위기 속에서 다소 퇴락한 면을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보수동 책방 골목을 찾을 때마다 옛 정취를 흠씬 느끼게 해준다. 요즘은 신간서적도 20∼30%까지 도매가격으로 싸게 살 수 있어 돈이 별로 없는 중·고등학생들은 여전히 보수동을 많이 찾곤 한다. 게다가 헌 책인 경우 책의 상태나 흥정에 따라 값이 매겨지므로 흥정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 많은 책 중에서 자기가 읽고 싶은 책이나, 희귀한 자료로서 가치를 가지는 책을 발견하는 순간은 마치 모래사장에서 보물을 발견한 듯 한 즐거움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요즘은 필자가 양산으로 주거지를 옮기는 바람에 자주 찾지 못해 많이 아쉽다. 1996년부터는 보수동 책방골목축제를 열어 도서무료교환, 고서전시회 등 행사를 가져 보수동 책방 골목을 명물거리로 만드려는 노력이 계속 진행되고 있어 참 다행이다. 요번 일요일에는 보수동에 가서 책 냄새 한번 실컷 맡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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