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승 선생님의 교단일기 15

                                 우리의 소원은 정말 통일일까?

10월 2일부터 4일까지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는데 합의하였다는 기사가 남북에서 동시에 전해졌다. 무척이나 반가운 소식이었다. 매우 반가우면서도 고소한 맛이 살짝 났던 것은 아마도 어떤 당의 두 대통령 후보들이 생각나서 일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 정당은 정상회담이 정략적인 것이라며 반대를 분명히 했고 참 배짱 한번 두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 민족의 소망인 통일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잦은 정상회담은 필수적인 것인데 그것을 정략적 행위로 몰아붙이다니 참 대단하다는 생각도 했다.

허나 막상 현재 남한의 현실을 보면 그럴 만도 하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얼마 전 서울대의 무슨 통일연구소에서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통일이 꼭 필요하다는 응답은 30 몇 프로쯤 되고 특히 20대에서는 그 비율이 20 몇 프로인가로 크게 낮게 나타나며 이런 수치는 2년 전에 비하여 약 10 프로 이상 하락한 것이라고 하는 기사를 얼핏 본 기억이 있다. 2000년 1차 남북 정상회담이후 남북간의 관계는 많이 발전했지만 국민들의 통일 의지는 점점 낮아지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학교에서 수업을 해봐도 이런 현실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수업시간에 통일에 대하여 아이들에게 질문하면 대부분 들려오는 답이 “통일 꼭 해야 되요?”, “북한은 나쁜 놈들이잖아요”, “통일 안하면 안 되나요?”, “그냥 맞짱 한번 뜨지요” 등의 말들이다. 심지어는 관심조차 없이 전혀 무반응인 놈들도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반응이 나오면 내가 먼저 열 받아서 길길이 날뛰면서 애들을 민족반역자 취급하며 교실분위기를 싸늘하게 만들곤 했는데 이젠 이골이 나서 이런 반응들에도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저런 통일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해주면 점점 똘망똘망한 눈으로 내말을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을 하곤 한다. 내가 별 비밀스런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대부분 처음 듣는다는 표정들이다.


이런 수업을 하고 나면 항상 드는 생각이 있다. 이 아이들은 그 동안 과연 통일교육을 받기나 한 것일까? 초등학교 교육과정과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 통일에 관련된 내용이 사회나 도덕 교과목에 포함되어 아이들에게 가르치도록 되어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왜 이럴까? 현재 남한의 통일교육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지만 그 중 내가 생각하기에 중요한 것 몇 가지를 짚어 볼까 한다.


우선 통일교육에 관한 교과서 내용의 문제가 있을 것이다. 이전 독재정권하의 반공교육시절에 비교하면 지금의 교과서는 훨씬 더 객관적으로 서술되어 있지만 여전히 흑백 논리가 존재하며 남북간의 비교(특히 경제적 격차)를 강조하는가 하면 통일은 무조건 해야 하는 것이라는 식의 당위성을 강조한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둘째로 교육을 행하는 주체인 교사들의 마음가짐이다. 이전 독재정권하의 반공교육에 세뇌되어왔던 교사들은 통일의 필요성을 전혀 알지 못한다. 이들에게 북은 하나가 되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무찔러야 할 대상인 것이다. 그러다보니 위선적인, 입으로만 하는 통일을 말할 뿐이다. 그러니 당연히 교육이 건성건성 진행되거나 아니면 아예 그 단원을 가르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셋째, 사회구조적 문제이다. 북을 우리의 주적으로 간주하고 있는 국가보안법이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에 대한 올바르고 객관적인 정보 전달은 모두 범법 행위일 뿐이다. 실제로 올해만 해도 통일교육을 진행하던 교사들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7명 정도가 구속되어 있는 현실이다. 도대체 어떻게 교육하란 말인가?


통일교육은 같은 민족끼리 동질성을 서로 찾아가며, 현실적인 차이점을 서로 인정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같은 민족을 적이라 강요하는 현실에서 통일이 중요한 가치라며 통일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사기극이다.


예전에는 방법이나 마음은 어떻든지 간에 통일이라는 명제에 대하여 반대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통일이 꼭 필요하다는 응답보다 안 되도 그만이다는 응답이 훨씬 많은 현실에서 살고 있다. 이것은 나이가 어릴수록 그 정도가 더욱 심각하다. 모두 기성세대들의 잘못이다. 분단된 상황에서만 기득권을 유지할 수 있는 세력이 여전히 사회의 주류층을 이루고 있으며 우리 주변의 국가들도 우리의 통일을 그다지 원치 않는다.


하지만 나는 통일교육을 포기할 수없다. 아니 현실이 이럴수록 더욱 통일교육을 열심히 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 손잡고 내 발로 걸어서 백두산에 오르는 그날이 올 때까지!^^

= 박한승 (참개혁시민회의 회원, 양산 개운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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