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승 선생님의 교단일기 2

                             말썽쟁이와 이해심 그리고 사랑!

내가 담임을 맡고 있는 반은 중학교 3학년인데, 어느 반이나 그렇듯 담임의 속을 긁는 말썽쟁이가 한 명씩은 꼭 있다. 혹 정말 재수가 없는 담임의 경우 그런 말썽쟁이가 많이 있기도 하다.

나는 정말 재수가 좋은 지, 우리 반은 그런 말썽쟁이(일명 꼴통)가 없다. 그런데 유난히 내 속을 긁는 아이가 있다. 바로 M이라는 녀석이다. 이 녀석의 만행을 나열해 보자면 수업시간 떠들기 기본, 담임 말할 때 깐죽거리기(한번씩은 반말지거리로 깐죽거리기도 한다), 약한 아이 괴롭히기, 힘든 일은커녕 자기가 맡은 일도 절대 하지 않기, 공부는 못하는 데 잘하는 척 잘난 체하기, 이리저리 눈치보기, 은근슬쩍 담배 피우기, 쌈 잘하는 놈 옆에 붙어 같이 어깨 힘주기, 등등 크게 나쁜 짓은 저지르지 않지만 계속 나열하다 보면 슬그머니 부아가 치밀 정도이다.

이 녀석의 행동은 학교에서도 소문이 나서 M하면 모르는 교사들이 없을 정도이다. 나 역시 이런 애들은 두 눈뜨고 못 보는 성질이라 항상 학생인권을 다른 교사들 보다 훨씬 더 소중하게 생각해야할 전교조 소속 교사임에도 불구하고 작살 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불과 몇 일 전에도 또 한번 나에게 개작살(?) 난 적이 있을 정도이다. 그런데 이 녀석의 내공은 나의 내공의 몇 갑자 위를 상회하는 것이어서 요즘은 내가 항복 선언을 하기 일보직전까지 왔다.

그런데 고등학교 진학문제로 이 녀석의 어머니와 전화통화를 하고 나서 정말 놀란 적이 있다. 나는 녀석의 어머니가 충격을 받을까봐 평소의 학교생활은 접어 둔 채 성적문제만 거론하고 있었는데 이 어머니가 약 30분 정도 전화 통화를 하면서 '우리아이가 너무 착해서'라는 말을 거짓말 보태서 거의 100번 정도 하는 것이 아닌가? 예를 들면 "성적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하면 "우리 아이가 너무 착해서 성적 욕심이 없어요"하는 식이다. "아니 이렇게 자기 애를 모를 수가 있나?" 하는 생각에 부모가 직장생활에 바빠 애한테 신경을 못써서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했는데 그런 것도 아니었다. 평소 집에서 M과 대화도 많이 하고 M의 학교 생활이나 성적, 교우관계, 장래희망 등등에 엄청나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신 어머니였다.

몇 번의 고민 끝에 결론을 내렸는데 이 어머니는 M을 너무 사랑하는 것이었다. 오히려 그 사랑이 지나쳐 부작용을 일으킬 정도로…  이 어머니가 M의 학교생활에 대하여 나뿐만 아니라 1, 2학년 때의 담임에게도 좋지 않은 소리를 많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도 이 어머니는 M을 좀 더 이해해주고, 배려해주고, 기다려주는 마음으로 애를 대하고 있었다. 조금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나는 과연 얼마나 M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라보았는가? 지금까지 나는 M을 저번 담임들에서 들은 평가를 바탕으로 선입관을 가지고 색안경을 끼고 바라봤던 것이 아닌가? 물론 담임의 사랑이 어머니의 사랑에 만분의 일이라도 따라갈 수는 없지만 그렇게 따라가기 위해 노력조차 하지 못한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내가 다른 교사들보다 훨씬 애들과 친하고, 잘 이해해주며,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많이 사랑한다고 늘 자만해왔던 모습이 부끄러웠다. 나도 역시 내가 욕한 그들과 별로 다를 바가 없지 않은가? 내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행하던 폭력행위도 그런 것이 아닌가? 이 땅에서 진정한 교사로 살기 위해서 나는 과연 얼마나 노력했는가? 교무실에서 M을 작살낸 이야기를 하면서 조금은 우쭐거리며 키득거리던 내 모습을 생각해보면 정말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M이 밉다. 아직도 수양이 부족한가보다.

어제는 M이 경남외고에 입학 시험을 치루고 왔다. 인문계에 갈 성적이 안되어 지푸라기라도 붙잡는 심정으로 일단 외고 시험을 본 것이다.(내가 있는 지역은 아직 외고가 우리 지역의 인문고등학교 보다 입학 가능 성적이 조금 낮다) 부디 M이 합격하길 기원해 본다.

...................................................................................................

 박한승 선생님의 교단일기 15 - 우리의 소원은 정말 통일일까?

 박한승 선생님의 교단일기 14 - 새학기에 되돌아보는 작년 반성

 박한승 선생님의 교단일기 13 - 6개월짜리 기간제 초짜 교사

 박한승 선생님의 교단일기 12 - 교원 차등 성과급을 위한 변명

 박한승 선생님의 교단일기 11 - 스승의 날은 선생들이 반성해야 하는 날이다

 박한승 선생님의 교단일기 10 - 졸업식날 뻔뻔해진 어떤 교사

 박한승 선생님의 교단일기 9 - '거꾸로 돌아가는 교칙개정'

 박한승 선생님의 교단일기 8 - 아이들과 눈높이 맞추기

 박한승 선생님의 교단일기 7 - 학생회가 바로 서는 학교 정말 가능한 거야?

 박한승 선생님의 교단일기 6 - 폭력교사 몽둥이를 버리다!

 박한승 선생님의 교단일기 5 - 울 반 반장 휴학했다!

 박한승 선생님의 교단일기 4 - 2004년 또 다른 시작!

 박한승 선생님의 교단일기 3 - 기나긴 겨울방학 선생들은 뭐 하나?

 박한승 선생님의 교단일기 1 - 폭력집단 전교조 소속 비실비실한 조합원의 부끄러움!

 한승이의 부산사랑이야기  1 - 역사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부산민주공원을 찾아서...

 한승이의 부산사랑이야기  2 - 몰운대의 일몰을 보러 떠나자!
 
한승이의 부산사랑이야기  3 - 부산 시립 박물관 복천 분관을 찾아서.....
 
한승이의 부산사랑이야기  4 - 海雲臺 冬柏섬을 찾아서......
 한승이의 부산사랑이야기  5 - 선찰대본산 범어사(梵語寺)를 찾아서.....
 한승이의 부산사랑이야기  6 - 부산의 바다 태종대를 찾아서.....

 한승이의 부산사랑이야기  7 - 자갈치 시장의 갯내음이 그리워 질 때.....

 한승이의 부산사랑이야기  8 - 옛날부터 유명했던 동래 온천장

 한승이의 부산사랑이야기  9 - 백성들의 나라사랑의 마음을 알 수 있는 곳 충렬사
 한승이의 부산사랑이야기 10 - 동해의 파도와 부처님이 만나는 곳 해동용궁사

 한승이의 부산사랑이야기 11 - 어릴적 추억이 살아 숨쉬는 '성지곡 수원지'

 한승이의 부산사랑이야기 12 - 산성 막걸리가 있는 금정산에 가고 싶다.

 한승이의 부산사랑이야기 13 - 도심 속의 원시림 송도 "암남공원"

 한승이의 부산사랑이야기 14 - 용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용두산 공원

 한승이의 부산사랑이야기 15 - "국제시장!! 도떼기 시장이 어딘지 아십니까? "

 한승이의 부산사랑이야기 16 - 옛날 부산사람들의 한과 신명 ' 수영야류'

 한승이의 부산사랑이야기 17 - 통도사

 한승이의 부산사랑이야기 18 - 조상들의 번개통신 '봉수대'

 한승이의 부산사랑이야기 19 - 책냄새 가득한 보수동 책방골목

 한승이의 부산사랑이야기 20 - 언제나 우릴 푸근하게 기다리는 '금강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