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승 선생님의 교단일기 3

                             기나긴 겨울방학 선생들은 뭘 하나?

주변 사람들이 나를 볼 때 가장 부러워하는 것은 바로 방학이다. 모두들 열심히 회사일 때문에 정신 없는데 교사들은 무려 한달 간이나 놀고 먹으면서 돈을 받는다고 생각하니 무척이나 부러운가 보다. 그래서 이번에는 교사들의 방학생활을 내 이야기를 중심으로 낱낱이 까발려 볼까 한다.

일단 방학에 들어가지 전에 학교 업무의 대부분을 마감시켜 놓아야 한다. 출결사항, 건강기록부, 학생생활기록부, 졸업대장, 진급사정, 성적, 졸업앨범, 교지 등등. 그래야 방학 때 학교 안 나오고 편히 쉴 수 있다. 물론 일부러 학교 나오려고 업무를 미뤄두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방학 전에 마감해야할 업무 때문에 대부분의 교사들이 방학 전에는 정신이 없다.

자 이제 그토록 기다리던 방학이 되었다. 악마 같은 놈들의 얼굴을 무려 한 달씩이나 안 봐도 된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 원 없이 놀아 보려고 마음먹는 순간 전교조 경남지부에서 전화가 오고 난리다. 전국참실(참교육실천)보고대회 준비 때문이었다. 내가 양산지회에서 참실부장을 맡고 있다보니 양산지역에서 전국대회에 참가할 사람들의 명단 및 발표자·토론자·참관자 별로 분류, 버스계약, 인원수 파악, 다른 지역과 협의하여 버스 공동이용 등등의 일을 처리해야 하는데 능력이 부족하다보니 일 처리가 더디고 정신 없이 지내다 보니 벌써 참실보고대회가 닥쳤다.

전국보고대회는 익산 원광대에서 4일간 진행되었는데 나는 통일교육분과 토론자로 참가하였다. 전국 각지에 아이들의 교육문제에 이토록 뜨거운 열정과 노력을 기울이는 교사들이 수두룩하구나 하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그와 동시에 내 자신에 대한 반성도 엄청나게 많이 하면서 양산으로 돌아왔다.

참실보고대회의 반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학기 수업을 위한 교재연구를 열심히 하려했으나 설날 때까지 애나 보면서 푹 쉬고 말았다. 2004년도에는 새로 2학년을 맡은 데다가 사회뿐만 아니라 국사도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미리 수업준비를 많이 해둬야 하는데 게으름이 천성이라 그냥 허송세월하고 말았다.

설을 지내고 나니 제주도 교육기행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떤 분들은 '팔자 좋네. 제주도도 가고'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정말 가기 싫었다. 왜! 산 타기 싫어서...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나의 체형 자체가 등산을 하기에 매우 부적합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등산은 내가 가장 하기 싫어하는 활동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기행 3일 동안 무려 산을 세 군데나 올라가는 것이 아닌가? 특히 마지막에 올랐던 한라산은 정말 죽음이었다. 제주도에 20년만에 가장 많은 눈이 내려 한라산 등반은 취소될 줄 알고 있었는데 이 무식한 전교조 교사들은 그래도 기어이 한라산을 오르는 것이 아닌가? 눈은 거의 허리까지 빠지고 등산복이나 스패치(각반)등도 없이 오르는 바람에 눈에 온 바지가 흠뻑 젖고 말았다. 그래도 다른 사람들은 한라산이 보여주는 빼어난 설경에  지친 기색도 없이 좋아 죽는 것이다. 나는 그런 설경은 군대에 있을 때 3년 동안 지겹도록 봤기 때문에 그들만큼의 감동을 받지 못했다. 감동은커녕 신경질만 났다. 그리고 술은 또 왜 그리 많이 먹이는지…

교육기행을 마치고 나니 어느덧 개학이 코앞이다. 졸업식 준비, 학생회 구성, 반 편성. 우리학교 분회 연수 준비 등으로 개학 때까지는 계속 출근을 해야 할 것 같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국장님(참개혁시민회의)에게서 전화가 와서 2월3일까지 소식지 원고 써달라고 협박이다. 정말 쉴 틈을 주지 않는 분이다. 그 길던 방학은 언제 다 지나갔는지... 2004년도 벌써 1달이 지나버렸고, 천상 수업준비는 개학하고 나서 해야 할 것 같다.

이번 방학도 별로 하는 것 없이 이리저리 허둥지둥 바쁜 척 만 한 것 같다. 언제쯤이나 정신을 차리고 올바른 교사의 자세를 보여주려는지 걱정이다. 악마 같은 우리 반 아이들 얼굴이 무척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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