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승 선생님의 교단일기 10

                                     '졸업식날 뻔뻔해진 어떤 교사'

겨울이면 찾아오는 나의 다정한 친구 “통풍”이라는 녀석이 나를 찾아오던 날 우리 학교 졸업식이 있었다. 2005년도에는 3학년 담임을 했던 관계로 졸업식은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다. 역시 나의 다정한 친구 “통풍”도 큰 아픔으로 나의 왼발을 짓누르고 있었다.

얼마 전 교단일기에도 졸업과 관련하여 글을 쓴 기억이 난다. 아니 졸업을 앞두고 썼던가? 기억이 가물가물 하다. 내 나이 이제 40줄, 드디어 기억력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아무튼 2년만에 맞이하는 우리 아이들의 졸업. 2년 전에는 애들을 보내며 교실에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학교에 소문이 다 나서 무척이나 민망스러웠다. 그리하여 올해는 절대로 안 울어야지 하는 다짐을 하며 졸업식에 참석했다.

우리 학교는 무척 특별한 행사를 즐겨하는 학교라 다른 여느 학교의 졸업식과는 다르게 졸업생 전원에게(약 300명) 졸업장을 직접 수여한다. 또 그 시간이 지루하지 않도록 자기 반 아이들이 졸업장을 받을 때 담임들은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며, 식장 대형화면에는 아이들의 3학년 때의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슬라이드쇼로 펼쳐진다. 게다가 학부모 중 한 분이 아들딸에게 보내는 편지 글 낭송도 있고, 15년 후에 개봉할 타임캡슐 봉인식도 있었다.(아니 어쩌다가 우리학교 졸업식 자랑이 되었지)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담임의 편지글 낭독에서 나는 틀에 박힌 것을 싫어하는 편이라(사실은 편지 적기 귀찮아서) 즉석에서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였는데 이게 웬일인가? 주책없이 또 눈물이 쏟아지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 정말 초인 같은 의지로 눈물을 쑤셔 넣고 편지글 낭송을 겨우 마쳤다.

교실로 돌아와 아이들에게 앨범 나눠주고 상장주고, 1년 동안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문집도 나눠주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을 보내면서 '잘 살아라'는 졸업식에서 흔히 하는 멘트로 아이들을 보내는데 이 녀석들 마지막으로 다같이 “스승의 은혜”를 합창하는 것이 아닌가! 또 주책없이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다시 쑤셔 넣었다. 아이들은 노래 부르며 펑펑 울고(짜식들 무엇이 그리도 서러웠는지 많이도 울더라) 나는 한참 참았다.

그렇게 아이들을 보내고 교실 문단속하려고 혼자 남았는데 녀석들이 없는 빈 책상들을 보면서 그 동안 왜 더 열심히 이 아이들을 가르치지 못했는가 하는 후회가 확 밀려오며 기분이 울적해졌다. 그때 몇 놈이 가지 않고 울며 교실로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그놈들은 우리 지역이 아닌 울산이나 다른 지역으로 진학하는 놈들이었다. 나도 모르게 글썽 주르르 하고 말았다. 멀리 보내니 더 마음이 많이 쓰였던 모양이다. 나의 다짐과는 상관없이 올해도 울고 말았다. 이 맛에 통풍 걸려 가면서도 선생질을 못 그만 두나 보다.

한나라당이 전교조를 죽일 놈으로 몰고, 교장이 나를 버릇없는 놈으로 몰고, 이사장이 나를 뚱뚱하고 의지박약한 교사로 몰고, 마누라가 나를 무능한 남편으로 몰아도 우리 아이들은 안다. 내가 좋은 선생이라는 걸.(엄청 낯간지럽다)   

= 박한승 (참개혁시민회의 회원, 양산 개운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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