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분과 자료실

2010/03/09 (09:33) from 58.233.249.196' of 58.233.249.196' Article Number : 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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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엔 들리지 않는 4대강의 고통과 신음 소리

천주교 전국 사제들이 어제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주교 5명을 비롯해 1100여 사제들이 선언에 동참했다. 불교계도 지난주 대규모 심포지엄을 열어 4대강 사업 반대를 천명했다. 개신교 인사들도 북한강변 유기농단지에서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릴레이 금식기도를 진행중이다.

종교계가 이렇게 한목소리로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건 이 사업이 가장 고귀한 가치인 생명을 죽이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천주교 사제들은 이 사업을 “우리 역사상 가장 참혹한 자연의 죽음”이라고 규정했다. 그리고 4대강이 이렇게 죽어가는 것이 우리 모두의 무관심에서 비롯했음을 회개하고, 생명의 강을 지키기 위해 모두 강으로 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4대강이 얼마나 처절하게 난도질당하고 있는지는 지금 달려가면 바로 볼 수 있다. 수천년을 유유히 흐르던 강물은 ‘명박산성’ 같은 철제구조물에 가로막혀 있고, 강바닥은 마구 파헤쳐져 만신창이가 돼가고 있다. 강변 백사장에는 굴착기와 트럭들이 분주히 오가며 모래밭을 깔아뭉개고 있다. 4대강 곳곳에서 상처 입은 대자연의 고통과 신음 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4대강 사업은 온갖 편법과 불법으로 얼룩져 있다. 낙동강 준설 과정에서 오염된 퇴적토가 드러나 수질 악화가 우려되는데도 제대로 된 환경영향평가 없이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 높은 관리수위로 강 주변 농지 피해가 예상되지만 지역 주민들은 충분한 설명조차 못 듣고 있다. 이명박 정권 임기 안에 사업을 마무리짓기 위해 온갖 문제점이 드러나는데도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게 지금 모습이다.

4대강 사업이 진정 강을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사업이 되려면 시간을 갖고 충분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는 게 우선이다. 그러자면 일단 지금 같은 방식의 공사는 중단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계속 밀어붙인다면 강물 오염과 주변 생태계 파괴, 지역주민 피해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현재 정부의 태도를 볼 때 이런 방향 전환을 기대하기 어렵다. 천주교 사제들은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6월 지방선거에서 강을 살리고자 하는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생명을 중시하는 사제들로서 불가피한 선택이다. 정부는 생명을 살리자고 호소하며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종교인들의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들이기 바란다.

  = 한겨레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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