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분과 자료실

2010/03/25 (09:12) from 58.233.249.230' of 58.233.249.230' Article Number : 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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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서울시의 오해에 답함

나는 3월11일, 이 난에서 “서울시의 연간 예산 20조원 중에 무상급식 예산은 단 1원도 없다”고 썼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3월12일 오보에 의한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하며, 서울시가 소득격차에 따른 ‘결식아동 무상급식’에 2009년 859억원을 투입했다는 내용의 정정보도문을 7일간 게재하도록 해달라는 언론조정신청서를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이는 오해에서 비롯된 무리한 요구다. 나는 서울시가 결식아동 급식에 2009년 859억원을 투입했다는 사실을 부정한 적이 없다. 단지 그것을 내가 쓴 글의 ‘무상급식’으로 보지 않았을 뿐이다. 서울시는 내가 무상급식에 대한 개념 정의도 모른다고 하지만 내가 쓴 글에서 무상급식이란, 여당이나 정부가 주장하고 실시하는 그런 ‘결식아동 무상급식’이 아니다. 정부나 여당이 ‘사회주의적’이라고 비난한 ‘무상급식’, 즉 무상의무교육의 일환으로 모든 아동에게 부여하는 인권으로서의 무상급식을 뜻했음을 내 글을 읽어보면 분명히 알 것이다. 그처럼 ‘사회주의적’이라고 비난한 무상급식 예산이 서울시 예산에는 없다고 썼을 뿐이다. 서울시는 859억원을 무상급식에 사용했다고 하지만 이는 내가 말한 무상급식과는 다른 것이다. 서울시야말로 개념 구별도 못하는 게 아닌가? 내가 만약 이른바 ‘사회주의적인 무상급식’이라는 데 서울시가 859억원을 사용했다고 썼다면 그것이야말로 서울시 명예를 훼손하는 것 아닌가?

  - 의무교육 일환 무상급식예산 0원

그런데 서울시는 그동안 신문·잡지도 안 보고 살았나? 내가 말한 ‘무상급식’이란 말은 이미 몇 년 전부터 회자됐다. “서울시의 연간 예산 20조원 중에 무상급식 예산은 단 1원도 없다”는 이야기도 내가 글을 쓰기 이전부터 회자됐으니 국민 중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가령 서울시에서 무상급식을 시행하는 학교가 한 곳도 없다는 것은 경향신문 2월17일 보도에도 나오고 그 근거자료는 16개 시·도 및 교육청이다. 나만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그런 취지로 말을 하고 글을 쓰지 않았는가? 그 수많은 사람들에게 모두 오보에 의한 명예훼손이라고 하며 정정보도를 요구했는가?

게다가 ‘무상급식’에 대한 논의가 진행된 그동안 서울시가 859억원이나 ‘무상급식 예산’으로 썼다고 말한 적이 있는가? 서울시 홈페이지에 그런 사실을 밝힌 적이 있는가? 내가 찾아본 서울시 예산에 ‘무상급식’이라는 항목은 분명히 없다. 언론이나 인터넷 어디에도 없다. 따라서 일반 국민이 전혀 알 수 없는데도 이제 와서 서울시 ‘무상급식’ 예산이 2009년 859억원이었다니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그것은 내가 말하는 무상급식이 아니라 그것과 무관한 결식아동 무료식사 지원비인 것이 분명하지 않은가? 그런데 이제 와서 나에게 이런 무리한 요구를 함은 도대체 무슨 이유인가? 서울시에서 내가 무상급식에 대한 개념을 혼동했다고 하며 든, 한국의 무상급식 비율이 16%라고 한 것은 경향신문 2월17일 5면 보도를 근거로 한 것이다. 서울시는 연합뉴스 3월10일자 기사에서 2009년 6월 조사시 무상급식 비율이 13%라고 한 것을 근거로, 필자가 16%라고 한 것에는 서울시 예산이 포함돼 있다고 판단하지만, 나는 그렇게 판단한 적이 없다. 연합뉴스 기사는 내가 글을 발표한 전날 나왔다. 나는 그 며칠 전 이미 글을 보냈다.

다시 분명히 말한다. 나를 비롯한 많은 국민이 바라는 무상급식이란 서울시나 대통령이 ‘사회주의적’이라고 비난한 무상급식, 즉 초·중·고 학생들에게 무상으로 하는 급식을 말하는 것이지, 서울시가 지원하는 ‘결식아동 무상급식’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모두 다 돈을 내고 밥을 먹는데 일부 돈 못 내는 아이들에게 무료라고 밥을 먹게 하여 마음의 상처를 주는 그런 급식이 아니다. 무상급식은 인권으로 당당히 먹는 것이고, 무료급식은 가난하다는 이유로 얻어먹기에 당당할 수 없어 문제란 것이다.

  - 859억원은 결식아동 무료급식비

서울시의 859억원이야 그런 결식아동 무료식사 예산이지 내가 말한 무상급식이 아니지 않은가? 여하튼 나는 서울시가 그런 예산을 859억원이나 사용한 것을 이 글에서 충분히 밝혔으니 서울시도 만족하고 더 이상 무리한 요구를 하지 말기 바란다. 불필요한 오해는 모두를 피곤하게 만들 뿐이다. 글은 정확하게 읽어야 오해가 생기지 않는다.

  = 박홍규 / 영남대 교수·법학 = (경향신문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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